당뇨병으로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고령화가 되어감에 따라 당뇨병은 더욱 많아지고 있고, 이 추세는 지속될 예정입니다. 당뇨병만큼 생활 습관, 특히 식습관 관리가 중요한 병이 없는데요. 진료는 바쁘고, 뒤에 기다리시는 분들은 많다 보니 저도 그렇고 환자 분도 그렇고 생활 습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못 드리는 부분이 항상 안타깝네요.
당뇨병이 있으신 분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는 상식들에 대해 두서없이 작성해 보겠습니다.
1.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게 아니에요
당뇨병은 혈관병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 망가집니다. 우리 몸에서 찔러서 피 안 나오는 곳이 있을까요? 귓불 등 아주 특수한 곳이 아니라면 우리 몸에는 아주 미세한 혈관들이 우리 몸 구석구석 분포해 있습니다. 혈당이 250, 300까지 올라가더라도 대부분은 증상이 없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안에서 혈관은 망가지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혈관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망가지면 그 혈관이 가는 장기가 망가지고, 한 번 망가진 장기의 기능은 경우에 따라 영영 돌아오지 못하곤 합니다. 바로 '당뇨 합병증'이죠. 따라서, 정상 혈당을 잘 유지하는 게 너무너무너무 중요합니다!
2. 당뇨병에 있어서 음식은 알파와 오메가
당뇨병의 치료는 크게 식단 관리, 운동 관리, 약물 관리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 제일은 음식이죠. 아무리 약 잘 먹어도, 아무리 운동 많이 해도 단거 열심히 먹으면 소용없습니다. 혈당 조절 안되죠.. 문제는 당을 높이는 음식들이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참 이 본능을 억제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너무 언급할게 많아서 조금 더 하자면..
3. 당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안좋은 음식이 많다
진료실에서 이상하게 혈당 조절이 안되어 환자분께 여쭤보면, 정말 혈당을 높이는 별의별 음식들을 당뇨에 좋다고 드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생각나는 몇 가지 말씀드리면
꿀 : 천연이라 좋지 않냐.. 하지 마세요.. 당은 당이고 꿀 정도 되는 고농축 당은 독약입니다.
고구마 : 고구마가 변비에 좋으니까 드시는 분들 많고, 당뇨에도 좋다고 맛있는 고구마 열심히 드시는 분들 계시는데 눈물 납니다...ㅜㅠ
키위 : 일반적으로 토마토와 같이 당지수가 낮은 과일(채소)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 나오는 달달한 키위는 당지수도 높고 당 많이 올립니다.
해독주스 : 갖가지 재료들 몸에 좋다고 갈아서 주스로 드시는데.. 그중에 사과 있죠? 배나 다른 과일 들어가 있죠? 심지어 꿀도 조금 넣는 분도 계시고... 이쯤 되면 해독주스가 아니라 그냥 독주스입니다..
돼지감자 : 이거 먹으면 당 떨어진다, 당뇨에 좋다... 절대 아닙니다. ㅠㅜ 다른 음식에 비해 혈당을 비교적 적게 올리기 때문에 밥 대체로 먹으면 나쁘지 않지만, 밥 먹고 혈당에 좋다고 돼지감자 추가로 먹는다? 그만큼 더 혈당이 올라갈 뿐입니다.
홍삼 : 홍삼 자체는 당뇨병에 좋다는 연구도 실제로 있습니다만.... 보통 홍삼제제가 쓰기 때문에 액기스로 많이 복용하시는데 그 액기스에 당이 들어가 있어요. x관장 이런 것들 대부분 먹기 좋게 당이 들어가 있죠. 홍삼 드시려면 홍삼만 딱 달여서 만든 쓴 물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간이 건강하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겠지요.
두유 : 이것도 마찬가지.. 직접 콩을 갈아서 만든 밍밍한 맛의 두유는 괜찮아요 그런데 제품으로 나오는 두유는 대부분 당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x지밀 B 같은 건 꽤 많은 당이 들어가 있죠.. 두유 열심히 드시고 당 올리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럼 내가 먹는 것들이 당을 높이는지 안 높이는지 어떻게 아냐.. 가장 간단한 방법은 먹기 전에 혈당을 재보시고, 먹고 나서 30분 있다 혈당 재보셔서 혈당이 많이 높아지면 그건 당을 높이는 음식이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4. 췌장은 1회용 건전지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해 주는 기관은 췌장이라는 기관입니다. 요게 여러 가지 이유로 기능이 떨어지면 당뇨병이 오게 되죠. 그런데 이 췌장은 1회용 건전지하고 비슷해서 한 번 소모되어 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철저히 관리하면 조금 돌아오긴 합니다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죠) 그리고 이 췌장이라는 건전지를 빠르게 소모시키는 것이 바로 단 음식이죠. 사람은 항상 무언가를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췌장이라는 건전지는 점점 소모되게 됩니다. 그런데 단 음식, 밀가루 음식, 폭식 등의 그릇된 식습관으로 췌장을 혹사시키면 건전지가 그만큼 빨리 소모되겠죠. 즉, 당뇨병이 빨리 찾아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당뇨가 없더라도, 아니면 혈당이 아주 잘 조절되는 당뇨병이라도, 단 음식, 밀가루 음식을 항상 조심하셔야 나중에 당뇨병이 오지 않거나 아주 천천히 옵니다. 단 음식이 주는 쾌감을 항상 경계하시고, 멀리 하시는 삶을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블로그에 이렇게 평소에 하는 생각들을 정리하니 좋은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당뇨병을 많이 보는 의사라 이 시리즈는 계속 써봐야겠습니다. 모두 즐겁고 건강한 삶 사시길 바라겠습니다.